신규가입·번호이동 전면 중단, 고객 유심 교체에 모든 역량 집중
디지털 취약계층 우선 보호…유심보호서비스 자동가입 전면 시행
2024년 5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뒤흔든 ‘유심 대란’이 발생했다. 보안 문제로 시작된 유심 교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SK텔레콤은 유심 재고 부족이라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했다. 이와 관련해 SKT는 전례 없는 강도 높은 고객 보호 조치를 발표했다. 바로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을 전국적으로 전면 중단하고, 모든 역량을 기존 고객의 유심 교체에 집중하는 것이다. 더불어 유심보호서비스를 별도 신청 없이 자동으로 가입하도록 하며 디지털 취약계층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보호망을 구축했다.
이번 조치는 고객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SK텔레콤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정부가 요청한 고강도 대응책의 일환이기도 하다. 고객의 불안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행되는 대책인 만큼, 그 구체적인 내용과 기대효과를 상세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 고령층, 장애인 등 다양한 고객층을 겨냥한 맞춤형 대응도 돋보인다.
신규가입·번호이동 전면 중단: 유심 교체에 집중
SK텔레콤은 5월 5일부터 전국 2,600여 개의 T월드 매장에서 신규가입 및 번호이동 접수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 이는 유심 재고 부족으로 인해 기존 고객의 유심 교체가 지연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긴급 조치다. 유영상 CEO는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빠르게 유심을 교체할 수 있도록, 신규 상담 업무는 잠시 멈추고 본질적인 고객 보호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조치는 단순히 매장 업무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유통망을 기존 고객 보호에 재배치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SKT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매장 영업 손실에 대해서도 자체적으로 보상하기로 했으며, 이는 기업 책임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결정은 단기적 손실보다 장기적 신뢰 회복을 택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유심보호서비스 자동 가입: 신청 없이 보안 강화
SK텔레콤은 5월 2일부터 유심보호서비스 자동 가입을 전면 시행했다. 이 서비스는 불법 복제된 유심이 다른 단말기에서 작동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기술로, 유심 자체를 교체하지 않아도 보안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고령층이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계층에 실질적인 보호막을 제공하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약 1,442만 명의 고객이 해당 서비스에 가입을 완료했으며, 남은 약 850만 명도 이달 14일까지 순차적으로 자동 가입될 예정이다. 특히 75세 이상 고령층과 장애인 고객은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자동 가입은 하루 최대 120만 명까지 처리 가능하며, 유심을 아직 교체하지 않은 고객들이 주요 대상이다.
SKT는 자사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사업자들과도 협의를 통해 자동 가입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고객이 별도 신청하지 않아도 되도록 설계되어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도 모범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
1000만 유심 확보 계획: 공급망 비상운영체제로 전환
유심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SKT의 핵심 전략 중 하나는 유심 재고 확보와 신속한 공급이다. SK텔레콤은 5월과 6월에 각각 500만 장씩, 총 1,000만 장의 유심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심 제조사와 긴급 핫라인을 개설하고, 글로벌 칩셋 제조사와도 공급 일정을 앞당기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SKT는 유심 재고가 확보되는 즉시 주말과 공휴일을 가리지 않고 전국 매장에 공급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생산 물량이 확보되면 매장별 수요를 분석해 유심을 우선 배분하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이러한 체계적인 공급 전략은 기존 고객의 유심 교체를 신속히 완료하고, 신규가입 재개 시점도 앞당기는 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해외 여행객 대응: 공항 로밍센터 인력과 설비 확충
다가오는 연휴 및 여름휴가 시즌을 앞두고 해외 여행객의 유심 교체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T는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5월 6일까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내 로밍센터의 좌석 수를 두 배로 확대하고, 업무 처리 용량을 세 배로 강화했다. 특히 인천공항 면세구역 내에도 11석의 상담 좌석을 추가 배치했다.
SKT는 본사 직원 100여 명을 현장에 직접 투입해 고객 대응 속도와 품질을 높일 계획이다. 이러한 공항 대응책은 유심 교체로 인해 해외 여행이 지연되거나 차질이 발생하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고객을 배려하는 유연한 대응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로밍도 안심: 유심보호서비스2.0 도입으로 글로벌 고객 보호
SKT는 해외에서도 유심 복제를 방지하고 고객 단말기를 보호할 수 있는 유심보호서비스2.0을 오는 5월 14일부터 도입한다. 기존 서비스보다 강화된 기능을 갖춘 유심보호서비스2.0은 온라인 T월드, 모바일 앱, 고객센터를 통해 신청 가능하며, 기존 서비스 가입자에게는 별도 신청 없이 자동 적용된다.
이로써 해외에서도 안심하고 로밍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특히 공항에서 유심을 교체한 고객이나 해외 장기 체류 중인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보안 효과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데일리 브리핑 도입: 정보 투명화와 신뢰 회복 전략
SK텔레콤은 고객과의 정보 소통 강화를 위해 ‘데일리 브리핑’을 신설했다. 매일 유심 교체 예약 현황,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 수, 공항 로밍 서비스 처리 건수 등 관련 통계를 공개하고, 새로운 보호 조치도 상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현재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불필요한 오해나 불안도 해소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SKT에 해당 브리핑과 함께 위약금 면제, 손해배상 절차 완화, 피해보상 강화 등을 공식 요청한 상태다. SKT는 이를 바탕으로 고객 중심 경영을 더욱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결론
이번 유심 대란은 단순한 재고 부족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고객 정보 보호, 통신망 안정성, 디지털 격차 해소라는 큰 틀에서 SK텔레콤이 어떤 책임과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계기였다. SKT는 전례 없는 방식으로 고객 중심의 대책을 발표하고, 구체적인 실행으로 이어가고 있다.
고객의 불안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SK텔레콤의 이번 조치가 앞으로 이동통신 산업 내 새로운 기준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향후 상황이 안정화된 이후에도, 이러한 보호 체계가 상시화되어 고객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