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4명 작가의 외침, "윤석열 파면은 상식이다"...헌재는 왜 침묵하는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는 왜 이토록 늦어지는 걸까? 대통령 탄핵이라는 역사적 순간 앞에, 대한민국의 문학인들이 펜을 들었다. 김애란, 김연수, 한강, 정보라 등 이름만 들어도 울림 있는 작가 414명이 한목소리로 외쳤다.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이라고. 이들이 한 줄씩 남긴 문장은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었다. 자유, 생명, 평화, 상식—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본질을 되묻는 절절한 외침이었다.



"한 줄의 문장, 천 개의 목소리"…작가들이 말하는 윤석열 파면의 이유


2025년 3월 25일, 한국 문단에서 보기 드문 집단행동이 펼쳐졌다. 무려 414명의 작가들이 한 줄씩 써 내려간 성명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파면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치인이 아니라, 이야기로 세상과 소통하는 문학인들이다. 따라서 이들의 외침은 정치적 주장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양심에 가깝다.

한강 작가는 "훼손되지 말아야 할 생명, 자유, 평화의 가치를 믿습니다.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성명을 시작했다. 단 26자의 문장 속에 담긴 의미는 묵직했다. 민주주의가 무엇이며, 지금 왜 위협받고 있는지를 문학적 언어로 환기시킨 것이다.

작가 한강

김애란 작가는 침묵으로도 말을 전했다. 그저 자신의 이름을 내는 것으로 동참 의사를 밝혔다. 김연수 작가는 냉소와 절망이 아닌, 변화의 가능성에 기대는 문장으로 참여했다. 정보라, 김초엽, 나희덕 등 문학 장르를 넘나드는 이들의 글은 "상식의 회복"을 외치는 절규에 가까웠다.

문학평론가 송종원은 "헌재야! 봄 온다. 꽃 핀다"고 썼다. 이 한 줄은 비유와 상징을 통해, 너무도 명백한 상식적 판단을 요구하는 문장으로 읽힌다. 손보미는 "평안하다, 라는 감각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까마득하다"고 했다. 이는 국민의 정서적 피로감을 대변하는 표현이었다.

이들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정치적 정산이 아니라, 헌법적 가치와 사회적 상식의 회복이라는 것. 그 중심에는 문학이 있다. 정치가 말하지 못하는 것을, 작가들이 문장으로 말하고 있었다.

탄핵심판 한 달, 침묵하는 헌재와 역대 최장 기록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 최종 변론을 마친 지 한 달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선고 기일은 고지되지 않고 있다. 이는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 사례 중 최장 기록이다. 헌재가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다는 점은 이해되지만, 국민의 피로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작가 김경욱은 성명서에서 계엄령 하에 언론과 정치 활동이 금지되었던 시절을 떠올리며, 그에 대한 헌법적 판단이 "이토록 오래 걸릴 일인가"라고 되물었다. 민주주의의 후퇴에 대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바로 예술가들이다. 그들은 사회의 변화를 예민하게 감지하며, 표현으로 저항한다.

이들의 한 줄 성명은 단순한 분노의 발현이 아니다. 상식과 헌법 가치가 무너지는 현실에 대한 성찰이며, 시민을 대신한 문학인의 선언이었다. 시인 김언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상식을 원한다"고 했고, 채길우는 "사실과 상식에 근거한 지당하고 평범한 결정을 더 이상 미루지 말라"고 했다. 이 문장들은 지금 우리가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지를 되묻는 질문이다.

탄핵심판의 지연은 단순히 정치 일정의 문제를 넘어, 민주주의의 작동 여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헌재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시민사회와 문화계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이 414명의 문학인들이었다.

414명의 작가들이 쓴 원문은 링크(성명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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